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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식구가 무주택으로 15년 버텼다"…청약 결과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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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청약을 넣어야 한다는 건 압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역 근처에서 4억원대 아파트가 더는 나올 수 없다고 봅니다', '추첨까지 있는데 서울에서도 망설일 이유가 없죠'….(부동산 커뮤니티 관련 글 중에서)

'불확실한 집값에 확실한 선택'으로 불리면서 1순위 청약에서 4만명을 넘게 끌어모았던 '운정자이 시그니처'의 당첨자가 발표됐다. 가점으로 40%의 당첨자를 뽑은 전용면적 85㎡ 미만에 고점 통장들이 대거 쏟아졌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GS건설이 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 A19블록에 짓는 ‘운정자이 시그니처’의 당첨 평균 가점은 63~76점으로 집계됐다. 15개 주택형에서 청약을 받았는데, 이 중 7개가 가점으로 당첨자를 뽑는 중소형 주택이었다. 중대형인 나머지 8개의 주택형은 100% 추첨으로 가점이 집계되지 않는다.

최저 가점은 61점이었고, 최고 가점은 79점에 달했다. 최고 가점 통장은 14명을 뽑는데 4609명이 지원한 전용 84㎡A형의 해당지역에서 나왔다. 청약통장 만점은 84점이다. 79점이 나오려면 무주택 기간(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5년 이상·17점)에서 만점을 받은 6인 가구(부양가족수 5명·30점)가 받을 수 있다. 여섯 식구가 경기도 파주에서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거주했기에 이번 당첨이 가능했다.

또 대부분의 주택형 최저 당첨 가점이 60점대 후반이었다. 69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커트라인 67~69점은 4인 가족이 무주택기간이나 통장 가입 기간에서 몇 년 빠진 수준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무주택기간이 10년 이상된 4인 이상의 세대는 돼야 이번 당첨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청약 시기부터 관심을 모았던 만큼 예비당첨자들도 애타는 마음을 호소하고 있다. 주요 부동산 카페나 단체채팅방에는 가능성이 있는지 문의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예비당첨자를 500%까지 뽑다 보니 수백번까지도 번호가 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기 단지였던 만큼, 높은 숫자의 예비번호까지는 순서가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650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4만1802명이 접수했다. 파주 역대 최다 접수 건수였다. 평균 경쟁률은 64.3대 1로 올해 경기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장이 밀려든 이유는 '분양가' 때문이다. 파주 운정신도시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다. 전용 84㎡의 분양가가 최소 4억2000만원대부터 최고 5억원대까지 분포됐다.

운정자이 시그니처의 전용 84㎡ 분양가는 지난 4월 부근에서 공급됐던 '운정신도시 디에트르 센트럴'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또한 주변 아파트들보다도 2억원가량 저렴하다. 인근 대장 아파트인 동패동 '운정신도시아이파크'의 경우 지난달 거래된 집값이 6억8000만~7억1300만원이다.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의 호가는 저층만 6억원대 후반이고, 중층 이상은 7억~8억원대에 매물들이 있다.

시세 차익도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4억원대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리도 작용했다. 분양가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 등으로 급등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62% 오른 3.3㎡당 1598만5200원이었다. 이를 전용 84㎡로 대략 계산을 해봐도 5억원 이상의 분양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4억원대 분양가를 잡으려는 청약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26년 3월인데, 교통 호재들이 이전에 구체화할 전망이다. GTX-A노선 운정역~서울역 구간은 현재 공사 중이다. 2024년 하반기에 부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단지 바로 앞에는 운정4초, 운정5중 부지가 있는데, 최근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이 밖에 단지 자체가 주는 매력도 있다. 지하공간에는 집마다 1개의 '창고'가 제공되고, 가구당 주차대수는 약 1.5대로 여유 있는 편이다. 단지 내에 스카이 라운지가 조성되는 점도 청약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추첨으로 뽑는 비중이 높아 파주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청약통장들이 대거 몰렸다"며 "분양가가 최근 상승하는 추세다보니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고점 통장까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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