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부산에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향후 10년간 삼성 계열사의 비수도권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역 균형 발전’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행보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12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와 ‘부산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MOU 체결식엔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48억원을 투자해 1700㎡ 규모의 부산 R&D센터를 오는 11월까지 설립한다. 입지는 부산 동구·남구 인근 지식산업센터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부산 R&D센터에서 해양플랜트 부문 R&D 역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려 경기 성남 판교 R&D센터나 충남 대덕연구센터와 유기적으로 협업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산에서만 선박 설계, 플랜트 공학 기반 기술 연구인력 210명을 협력사 등과 함께 신규 고용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삼성중공업은 부산대와 디지털 전환 제조혁신 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연구인력뿐만 아니라 거제조선소를 중심으로 지난해 200여 명에 이어 올 들어 현재까지 170여 명을 채용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3월 지방에 6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지역 풀뿌리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산업을 진흥해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한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경남 부산지역에 대표적인 수출산업이 있는 만큼 지방에 투자해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만들어 삼성과 한국의 미래 생존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면서 부산 인근인 거제를 삼성중공업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 확대를 위한 지역으로 꼽았다.
정 사장은 “부산 R&D센터가 삼성중공업의 해양설계, 엔지니어링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지역인재 채용 및 정착에 이바지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는 기업이 불필요한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기업과 지역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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