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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의 '脫아저씨 전략' 불황기에 빛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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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아저씨 브랜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갤럭시’(사진)의 성장세에 패션·유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60%를 넘는 갤럭시는 최근 캐주얼 라인업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며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젊게 사는 5060세대’를 뜻하는 ‘오팔세대’의 선택을 받아 과거 명성을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12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갤럭시의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가까이 증가했다. 캐주얼 라인만 보면 같은 기간에 매출이 30% 늘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불경기에도 경기 지표로 불리는 남성복 브랜드의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낸 건 괄목할 만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패션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도 이런 선전이 가능한 건 최근 몇 년 새 갤럭시가 공격적으로 캐주얼 라인업을 확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갤럭시는 코로나19 대유행기에 옷 사는 데 씀씀이를 확 줄인 남성 소비자들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서 비즈니스 캐주얼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점을 공략했다.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캐주얼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갤럭시는 엔데믹 후 캐주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전체 상품의 20% 정도에 불과하던 캐주얼 상품군 비중은 올해 들어 80%까지 커져 명실상부한 ‘주력’이 됐다. 이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로로피아나’ 등 정장 중심의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이 최근 캐주얼 비중을 늘리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렇더라도 삼성물산로선 갤럭시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뿌리’ 정장을 포기할 수 없다. 고가 정장 라인을 강화해 정장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한다는 게 갤럭시의 큰 그림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갤럭시 매장과 차별화한 ‘아뜰리에 디 갤럭시’ 매장을 지난 4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지난달엔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최고급 라인인 ‘란스미어’ 제품을 판매하고, 맞춤 정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캐주얼을 확대하고 정장은 고급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5258억원을 나타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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