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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협상엔 선 긋더니…이창용 아닌 추경호가 한일협상 나선 까닭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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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한·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양국의 통화스와프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상 필요성이 제기될 때 '중앙은행 소관'이라며 말을 아끼던 추 부총리가 일본과 스와프에는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스와프 체결 주체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와프 협상 상대, 일본은 재무성·미국은 Fed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할 수 있는 협정이다. 일종의 국가간 ‘마이너스 통장’ 계약으로 외환 유출 등의 위기가 벌어졌을 때 외화 안전판 역할을 한다.

각국이 통화스와프를 추진할 때 대체로 논의를 이끄는 것은 중앙은행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미 중앙은행(Fed)의 결정에 따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는다. Fed가 미국 정부를 완전히 배제하고 판단하지는 않지만 최종 결정은 Fed 의장의 몫이다.

상대국도 미국과 스와프를 체결할 때 중앙은행 총재가 나선다. 한국이라면 이창용 한은 총재가 나서야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만난 추 부총리에게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묻자 '중앙은행 소관'이라고 답한 것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일본은 통화스와프에 관한 권한을 정부인 재무성이 가지고 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정부의 대리인 격으로 협상에 참여하는 정도의 부차적 역할을 한다. 결정권이 정부에 있는 만큼 한국도 기재부 장관이 협상 파트너가 된다. 추 부총리가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이 협상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은 엔화 스와프와 달러 스와프를 모두 운영하는데 이중 타국 통화를 엔화와 교환해주는 엔화 스와프를 체결할 때는 BOJ가 그나마 역할을 한다. 한은 관계자는 "그렇더라도 재무성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통화스와프 체결 주역 놓고 한은-정부 갈등도
통화스와프의 체결 주체에 관심을 두는 것은 과거 한은과 정부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주역이 누구냐는 점을 두고 힘싸움을 벌였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외화 차입이 끊겨 달러 부족사태가 우려되던 시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로 금융시장 안정을 되찾았을 때의 일이다.

당시 기재부는 강만수 장관과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등이 미 재무부 인맥을 동원해 물밑작전을 쓴 것이 스와프 체결의 결정적 이유라고 봤다. "한은은 실무 협의를 맡았을 뿐(신 차관보)"이라고도 했다.

반면 한은은 벤 버냉키 Fed 의장과 돈 콘 수석부의장을 창구로 협상을 벌여 한은과 Fed 간 스와프가 체결됐다는 입장이었다. 이광주 당시 한은 부총재보가 기자회견 서두에 "통화스와프 계약의 주체는 미 대통령도, 재무부 장관도 아닌 Fed"라고 한 것도 이를 감안한 것이었다.

이같은 갈등이 격화한 후 정부와 한은은 각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때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최근 호주 및 인도네시아와의 통화스와프 연장계약 체결 때는 한은 국제협력국 금융협력팀과 기재부 국제금융국 국제협력과가 함께 자료를 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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