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알약 형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한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세계 최초여서 시장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박람회 ‘바이오 USA’에서 만난 김성현 셀트리온 의학본부장(사진)은 “항체의약품을 마이크로니들(미세침)로 만든 뒤 소장 벽면에 붙이는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이라며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제형 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알약으로 개발 중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같은 주사제로만 출시됐거나 개발되고 있다. 류머티즘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는 지난해 27조원어치가 팔린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다.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했다.
김 본부장은 “위를 통과할 수 있게 항체가 들어 있는 마이크로니들을 캡슐로 감싼다”며 “소장에서 PH 농도가 바뀌면 말려 있던 풍선이 부풀면서 그 안에 있던 마이크로니들이 위쪽으로 올라가 소장 벽에 붙는다”고 했다. 그는 “녹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했으며 동일 용량 기준으로 피하주사와 효과가 비슷하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기업인 라니테라퓨틱스와 경구용 휴미라를 개발 중이다. 이르면 연내 임상 1상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마이크로니들에 한 번 담을 수 있는 약물의 양은 12㎎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투여량이 필요한 바이오시밀러에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쓰이지 않았다. 휴미라 1회 투여량은 40㎎이다. 김 본부장은 “40㎎을 네 개로 쪼갠 뒤 1주일에 약을 두 번 먹는 식으로 개발 중”이라며 “2주에 한 번씩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마이크로니들이 소장 벽에 붙도록 하는 풍선이 녹는 재질이 아니란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새로운 약물 전달 콘셉트에 환자들이 얼마큼 익숙해질 것인지가 상업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은 내년을 신약 개발사로의 전환기로 삼겠다고 공표했다.
보스턴=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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