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7일 14:5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양, 두산퓨얼셀 등 신용등급 BBB급 비우량 회사채가 공모 회사채 시장에 연이어 등판하고 있다. BBB급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담는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이 이달 다시 부활하면서 투자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인 한양은 오는 8일 600억원어치 1년물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다. 공모 희망 금리는 연 7.3~8.7%다.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한양의 신용등급 BBB+(안정적)’으로 책정했다. BBB급 회사채가 공모채 시장에 나온 건 지난달 한솔테크닉스(BBB+) 이후 처음이다.
ESG 채권으로 발행되는 것도 특징이다. 확보한 자금은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광양그린에너지에 투입된다. 광양그린에너지는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을 위해 한양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한양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퓨얼셀도 오는 20일 최대 8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1년6개월물과 2년
물로 구성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두산퓨얼셀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매겼다. 두산그룹은 2014년 미국 CEP를 인수해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확보, 두산퓨얼셀을 설립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8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하면서 기존 4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린 바 있다.
이달 중순부터 BBB급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도 BBB급 회사채 투자수요를 자극하는 요소다. 이자·배당소득이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원천세율(지방세 포함 15.4%)을 적용해 분리과세하는 게 핵심이다. 3000만원 투자 시 연수익률 5% 기준 153만원의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우량 채권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해 기업 자금 조달을 돕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로 약 3조원의 자금이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하이일드펀드 분리과세 카드를 다시 꺼낸 건 비우량채 시장 위축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완화 기조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회복됐지만 BBB급 비우량채는 여전히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공모채 시장에 나온 BBB급 회사채는 9곳에 그쳤다. 반면 A급은 35곳, AA급은 62곳에 달한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내부 규정상 BBB급 이후 채권을 담을 수 없다는 점이 비우량채의 발목을 잡았다”며 “분리과세 혜택을 노린 개인 등 리테일 수요가 살아나면 하이일드펀드에서 BBB급 투자 자금을 확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