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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직원들의 고용주? 이제는 파트너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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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새로운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함께 기업 구성원들이 일과 회사를 대하는 생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구성원들은 이전보다 일하는 환경과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회사와 직원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생겨났다.

세대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직원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구성원들은 더 이상 회사와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 이제는 조직의 파트너로서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일하는 방식, 커리어 선택, 성장 방식 등에 보다 더 많이 참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이로 인해 구성원을 바라보는 회사의 관점도 달라졌다. 지난 수십년간 회사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동기부여에 집중해왔던 구성원과의 관계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구성원들이 일에서의 성취, 동료의식 같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회사 안과 밖의 삶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요즘 구성원들은 건강한 경험을 가지길 바라고, 위험하고 리스크가 있는 방식의 일을 떠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생각한다. 이제는 회사와 구성원 간에는 단순한 근로계약이 아니라, 보다 합리적으로 일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라이프스타일 계약’이 떠오르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회사는 구성원의 삶과 건강에 보다 관심을 갖고 그들이 더 활기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리딩'보다는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직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회사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머서(Mercer)에서는 매년 지속적으로 전세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지금의 회사에 머무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결과를 보면 코로나 이전 대비 눈에 띄는 점이 있다. 고용 안정성이 변함없이 1위였지만, 2위 항목은 코로나 이전 대비 무려 17단계 상승한 유연근무 정책이었다. 그 밖에도 휴가 정책에 대한 부분이 과거 19위에서 무려 14단계나 상승한 5위에 올랐다. 반면 그동안 지속해서 중시되어 오던 경력개발과 발전의 기회, 연금 등의 내용은 순위가 다소 하락하였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있다면 올해 임금 인상을 포기할 수 있다’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도 ‘유연하거나 압축된 근무시간’이 1위로,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원격근무’가 3위로 꼽혔다. 유연한 업무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직원에게 그만큼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렇듯 회사에서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유연성은 직원들이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경영진의 생각은 직원들과 다르다. 대다수의 경영진은 유연근무를 하면, 직원이 제대로 일을 잘 할수 있는지를 걱정하고, 원격보다는 함께 같은 공간에서 일하면서 서로 배운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리더·동료들과 견고한 대인관계를 가지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나아가 회사의 문화가 점점 악화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은 대체로 원격근무, 하이브리드 작업을 통해서 조직이 보다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고, 동료들과 떨어져 있더라도 잘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두 사무실에 앉아 있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고 구성원들은 그만큼 만족하고 있음이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연한 근무 방식이 보다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환경이나 도구, 룰 셋팅을 잘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유연근무, 원격근무가 무조건적으로 좋은 제도라고 볼 수는 없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누가, 언제와 같은 질문과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격근무를 위한 제도나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SAP의 경우, 하이브리드 업무방식 모델을 통해서 직원들 각자가 최적의 업무 시간, 방법, 장소 등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했다. 더불어 구성원들에게 대면업무의 효과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시기에 졸업하고 현장에서 일해보지 못한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사무실에서의 대면 근무가 가지는 효과성도 함께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연성을 근저에 가지고 있으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중요성도 지속적으로 함께 강조하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파트너십 마인드셋을 위해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보상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 등을 고려해 구성원 맞춤형 보상 방식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그 방향이다. 대표적인 변화 모습으로는 ①Flexible total compensation(구성원이 자신들의 보상 구성을 스스로 짜는 방식), ②Value-based rewards(개인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따라 보상을 차별화하는 방식. 예를 들어 교육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은 급여 인상보다는 더 좋은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도움 제공), ③Pay for skill(개인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기술 수준에 따라 보상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IT산업에서 많이 활용되다 최근 다양한 분야의 산업군으로 확산되고 있음), ④Team-set salaries(팀 동료들이 직접 누가 얼마나 받을지를 정하는 방식으로, 극히 일부 기업에서 활용하는 등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지만, 팀 동료가 나의 협업 동료이자 파트너로 함께 한다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방식)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새로운 보상운영 방식들이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공통적인 핵심 메시지는 회사가 직원의 파트너로서, 업무방식 뿐만 아니라 보상 지급에 있어서도 보다 합리적이고 개인화된 것들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약해보면, 회사와 직원이 건전한 파트너십을 가지기 위해서는 직원이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한 업무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원활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 조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순히 일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성과가 곧 나의 성과와 보상으로 이어져 진정한 파트너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변화도 필요하다.

파트너십은 기업에게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다. 최근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의 커리어 개발에 점점 더 도전적으로 임하고 있고 새로운 일하는 방식과 나의 성장, 개발을 위한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들의 일터인 기업들에게도 발맞춘 변화가 요구된다. 기업은 더이상 선택의 중심이 되는 고용주로서가 아니라, 구성원의 역량과 능력을 지원하는 파트너로 그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파트너십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요구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필요성을 느끼고 서로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회사는 구성원과 어떠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구성원을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대우하고 있는지,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지는 않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태형 MERCER Korea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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