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를 단독 안건으로 논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맹비난한 데 이어 급기야 국제해사기구(IMO)에 위성 발사를 사전 통보하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나섰다. 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국제적 망신과 내부의 위기감을 대외 비방과 협박으로 넘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어제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김여정의 담화는 위성 발사를 주권적 권리라고 강변하며 안보리를 비난했다. 김여정은 “우리는 언제 한번 불법적인 제재 결의를 인정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 백번 천번 가한다 해도 이런 입장은 절대 불변”이라며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이 지루함을 느낄 때까지 해야 할 일들을 멈춤 없이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IMO가 처음으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것도 트집 잡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위성을 쏘더라도 사전에 통보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로켓 운반체의 낙하지점을 미리 알 수 없어 공해상 선박 안전이 크게 위협받는다.
정찰위성 발사와 7차 핵실험을 감행해 한반도 긴장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뒤 미국과 어떻게 해보려는 북한의 의도는 뻔하다. 하지만 도발 위협이 커질수록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 체계를 연내 가동하기로 한 것은 3국 간 안보협력 강화의 시작일 뿐이다. 전략핵잠수함(SSBN)을 비롯한 미국 핵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북한이 자초한 것이다.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핵·미사일에 몰두하는 사이 내부의 경제·사회적 균열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옥수수·쌀 가격 급등으로 아사자가 예년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민생고에 따른 내부 불만에 강력 범죄도 작년보다 3배 급증했고, 물자 탈취를 노린 사제 폭탄 투척 등 대형화·조직화한 범죄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모한 도발은 자멸을 부를 뿐이다. 북한은 더 이상의 도발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 미래를 위한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박진 외교부 장관)는 말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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