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한국은 부유한 나라가 됐습니다. 세계 기술을 주도하고,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서울에 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내가 누구이고,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아 헤맵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71)는 1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간담회를 갖고 "다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물질, 쾌락, 마약, 술도 인간의 영혼 속 텅 빈 공간을 채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0년간 한국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세계가 변했다"며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인류가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프랭클린 목사는 '미국 개신교계 대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이다. 한국을 찾은 빌리 목사가 1973년 5월 30일부터 닷새간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전도대회를 열자 이 기간 320만명이 모여들었다.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는 한국 개신교계의 상징적 사건으로 여겨진다.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은 당시 그레이엄 목사의 통역을 맡으며 한국 개신교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50년. 오는 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가 열린다. 1시 30분부터 기념 음악회를, 3시부터 본 대회를 진행한다. 빌리 그레이엄 재단(BGEA)과 극동방송 등이 준비한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빌리 목사의 아들이자 BGEA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손자인 윌 그레이엄 목사 등이 참석한다. 프랭클린 목사는 '복음의 가치'를 주제로 설교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 통역은 김하나 명성교회 목사가 맡는다.
김장환 목사는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준비위원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대표대회장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숭실대 이사장)다. 대회장은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장종현 목사(예장백석 총회장), 이영훈 목사(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등이다.
이번 행사는 교회가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몫을 고민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장환 목사는 "절망에 빠진 누군가에게 이번 대회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며 "대회에서 헌금이 모이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쓸 것"이라고 했다.
오 목사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인구절벽"이라며 "교회 안에서는 자녀들을 사랑하는 게 자연스러워지고, 인구 문제는 한국 교회가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