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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절 열리지 않았던 '국군의 날' 행사의 시가행진이 10년 만에 부활한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오는 9월 26일 열리는 국군의 날 행사에선 숭례문부터 광화문까지의 구간을 잇는 시가행진이 실시된다.
국군의 날은 원래 10월 1일이다. 그러나 올해는 추석 연휴를 고려해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행사 당일 오후 열리는 시가행진에 앞서 본행사는 오전 서울공항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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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국군의 날 행사 기획단은 "올해 시가행진은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군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동시에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병 가족 등 일반 국민이 시가행진에 동참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때다. 당시 제65주년 국군의 날 기념 행진은 병력 4500여 명, 전차 등 장비 37종 105대가 동원된 가운데 서울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바 있다.
시가행진을 포함한 대규모 국군의 날 행사는 1998년 이후 5년 단위로 실시하다 문재인 정부 때는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70주년 행사의 경우 시가행진·열병·분열이 모두 빠지고 싸이 등 연예인 공연, 야간 에어쇼 등으로 꾸려졌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군 당국이 아예 대규모 국군의 날 행사를 규정하고 있던 훈령 자체를 수정했다. 당시 군 당국은 "군의 무력 과시가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등 이유를 들며 훈령에 "당해년도 행사기획시 행사내용과 장소 등 세부내용을 결정한다"는 단서를 넣어 시가행진 실시를 선택사항으로 바꿨다. 이에 대북 유화 국면에서 '북한 눈치 보기'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건군 75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대규모 행사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수개월 전부터 시가행진을 물밑에서 기획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는 "지난달 3일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에 박안수 육군 중장을 임명하면서 같은 달 26일부로 행사기획단 구성이 완료됐다"며 "국군의 날 행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