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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사진)가 인공지능(AI)발 ‘빅테크 붐’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뉴욕증시의 강세로 불거지는 ‘AI 버블’ 우려도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29일(현지시간) 시걸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관련 투자 붐은) 아직 버블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뉴욕증시에는 AI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25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하루만에 24% 폭등했고,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눈앞에 두게 됐다. AMD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과 AI 관련주들도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AI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2030년에 현재보다 3배 이상 커진 350억달러(약 4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관련주를 추종하는 ETF 수도 현재 56개에서 15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AI 투자 붐이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최근 6개월 간 나스닥지수의 상승세는 과도하다”며 “(현재의 증시에) 가격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관련주의 가격 거품이 증시를 랠리를 망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시걸 교수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있던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폭발적인 수익으로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걸 교수는 “엔비디아가 장기적으로는 약간 과대평가됐을지 모르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AI 관련주가 은행위기에 침체돼 있던 뉴욕증시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시걸 교수는 “S&P500의 상승세는 상위 8~9개 기업이 주도했고 나머지 490개는 모두 보합이거나 하락세였다”며 “나스닥은 지난해 부진했지만 AI가 올해 빅테크 기업들을 끌어올리며 반등했다”고 말했다.
시걸 교수는 빅테크 붐이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빅테크들은 (은행 위기로 강화된) 신용 조건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은행 위기는 중소기업들에 타격을 줄 뿐”이라고 평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