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권 대표 주거지인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올초 대비 수억원 뛴 반등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작년 집값 하락세가 가팔랐던 지역이라 저가 매수세가 붙은 데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교신도시가 속한 수원 영통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12% 올라 7주 연속 상승했다. 오름폭은 7주 전(0.05%)의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수원 영통구는 용인 처인구와 함께 경기 지역의 반등세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계획을 발표한 뒤 용인 처인구가 경기 지역에서 가장 먼저 상승 전환했다. 용인 처인구는 지난주 아파트값이 0.32% 올라 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번째 상승 대열에 합류한 수원 영통구에선 광교신도시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광교신도시는 신분당선이 연결돼 강남 접근성이 좋고,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광교’ 전용면적 97㎡는 이달 1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실거래가(13억4000만원)보다 두 달 새 2억4000만원 올랐다. 한때 최고가 18억5000만원(2021년 8월)을 기록한 이 단지는 지난 2월 12억8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집값이 내려갔다.
인근 ‘e편한세상 광교’ 전용 101㎡도 최근 1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작년 10월 실거래가(12억원)보다 2억5000만원 상승했다. 이 단지 역시 최고가(17억7500만원)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초 10억원에 거래된 ‘광교 아이파크’ 전용 84㎡도 이달 들어 11억원대 후반 가격에 안착했다.
한때 10억원 선이 붕괴됐던 ‘래미안광교’ 전용 97㎡는 이달 11억7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초 실거래가(9억60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올랐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광교는 경기 남부권에서도 교통, 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주거 환경이 좋은 지역”이라며 “생활권도 용인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용인의 반도체 개발 호재에 따른 간접 수혜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집값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지금 반등하는 지역은 대부분 집값이 크게 올랐다가 크게 빠진 지역”이라며 “추가 상승 여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