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지난해 5월 정권교체에 성공해 여당이 됐지만 지도부가 몇 개월마다 교체됐다.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싸움’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며 집권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당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당시 대표의 당원권을 정지해 집권 여당에 당 대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서 혼란에 빠져들었다. 이후 친윤(친윤석열)계와 이 전 대표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내부총질’ ‘양두구육’ 등의 단어가 당 이미지와 국정 운영 동력을 잠식했다.
이 전 대표를 대신해 당을 이끈 권성동 원내대표까지 ‘체리따봉’ 사건으로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4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이는 올 3월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로 이어졌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나경원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집중 공격하면서 친윤계 대표주자이던 김기현 후보가 당 대표로 당선됐다. 윤석열 대통령 친정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김 대표 체제에서도 기대했던 지도체제 안정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잇단 설화로 당 지지율이 하락했다. 태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두 달 만에 새로운 최고위원을 뽑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정권교체 후 6개월이 골든타임인데, 국민의힘은 혼돈 속에서 무기력하게 6개월을 허비했다”며 “여당이 정부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당 지지율도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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