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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공부뿐 아니라 사업에도 필수"…일본서도 '독해력 키우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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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사과? 나는 하나도 안 심심해!” “3일 연휴인데 왜 사흘이래?” “오늘은 일요일인데 왜 금일이래?”….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문해력 논란이 불거진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문해력은 독해력과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오랜 기간 인류는 말과 글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해왔다. 말과 글이 서로 다른 외국어라면 소통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최근에는 외국어가 아닌데도 말과 글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쉽고 빠르게 정보를 접하며 세상을 배운 요즘 세대들은 다양한 언어 경험이 부족하다. 당연히 긴 문장을 읽고 해석해낼 능력을 기대하기 힘들다.

논리력, 사고력, 추리력, 판단력, 암기력, 이해력, 독해력, 창의력, 지구력 등 일본 책 제목에는 유독 힘이나 능력을 의미하는 ‘력(力)’이란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 여전히 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능력을 배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터.

최근에는 <사고의 질을 높이는 구조 독해력(思考の質を高める 構造をみ解く力)>이란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17년간 일하며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경험하고, 현재 매니지먼트 컨설팅 및 교육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가와무라 유키에는 배움의 현장에 있는 학생들뿐 아니라,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직장인들에게도 독해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독해력은 논리적 사고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공감 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류대학뿐 아니라 경영대학원 그리고 컨설팅 업무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사고의 기술은 사실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 모두 배웠다”라고 소개한다. 구조를 읽어내고 논리를 파악하고, 주인공 또는 등장인물의 입장이 돼 심정을 파악해보고, 사고를 조립해 해석하고 출력하는 ‘3단계의 과정’을 통해 구조 독해력을 체계적으로 기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기사 그리고 흥미로운 소설이나 희곡 등을 소재로 독해력을 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신이 초등학교 때 색다른 국어 수업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그 수업은 문장을 읽고,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을 단락으로 나눠 이해하고, 문장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구조 학습’이라고 불린 이 학습 방법은 한때 공립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 널리 확산한 국어 수업 방식이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구조 독해법’은 자신이 초등학생 시절 훈련한 구조 학습에서 착안한 것이다.

구조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인 ‘구조 독해력’은 단지 책 읽기를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구조 파악이 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시험이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문제가 뭔지도 모른 채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상황을 이해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진심을 전달하고, 함께 행동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할 때,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해결을 위한 구조를 분석하는 능력이 바로 ‘구조 독해력’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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