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평년보다 50% 이상 비싼 가격(도매가)에 거래되고 있다. 사과의 대체과일로 꼽히는 오렌지와 방울토마토 수요가 지난 3~4월 대내외적 요인으로 급감했고, 소비자들의 손길이 사과로 몰렸다. 사과는 올해 작황도 좋지 않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국내산 사과 거래가격은 ㎏당 3692원으로 평년(2013~2022년) 5월 가격(2450원)에 비해 50.7% 올랐다.
이런 흐름은 오렌지와 방울토마토 수요가 위축되면서 그 여파가 사과에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오렌지는 지난해 말~올해 초 미국 플로리다에서 태풍, 병충해, 냉해가 겹쳐 작황이 부진해 미국산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5월 오렌지 평균 도매가격은 ㎏당 3198원으로, 평년 같은 달(2253원)보다 40.2% 비싸졌다.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오렌지를 찾지 않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울토마토는 지난 3월 불거진 ‘쓴맛 방울토마토’ 사태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
사과값은 저장사과가 일찍 소진돼 앞으로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작황도 좋지 않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사과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 늘었지만, 이달 들어선 1% 감소했다.
사과 가격은 아오리 햇사과가 출하되는 7월이 돼야 안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는 “예년보다 빠르게 저장사과가 동이 나 앞으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지난달 초 영남과 전북지역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사과 개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작황도 부진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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