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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2000억 몰빵했다…서학개미들 몰려간 상품 뭐길래 [신민경의 편드는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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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가 3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을 몰아넣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목 분산 상품인 ETF 투자를 통해 안전성을 추구하겠단 것이지만,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지수 변동폭 대비 큰 폭의 손실을 거둘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순매수 결제 기준)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3x'(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ares·TMF)였습니다. 개인들은 미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이 상품을 약 1293억원(9751만달러)어치 순매수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하면서 국고채 시장으로 시선이 옮겨간 모습입니다. 현지 외신들에 따르면 Fed가 내달 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기준 24일 Fed가 공개한 5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여러 참석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은 불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미국이 사실상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의사록에선 "물가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가는 속도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느릴 수 있는 만큼 이런 경우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하다"는 반대 의견이 포착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일단 Fed의 통화정책 선회(피벗)에 베팅하는 중입니다. 순매수 1위에 오른 3배짜리 국고채 ETF에서 그 동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국채 금리 내릴 경우, 국채 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ETF 수익률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는 식입니다. 특히 투자기간이 길수록 듀레이션(투자원금 회수기간)이 길어져 변동성이 확대됩니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2위에 오른 종목은 무엇일까요. ICE 반도체지수를 반대로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SOXS)로, 마찬가지로 3배 레버리지 ETF입니다. 최근 엔비디아를 등에 업고 관련주가 일제 반등하고 있는 분위기와는 달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개인의 순매수 결제액은 약 770억원(5804만달러)에 달합니다.

결국 일주일 사이 개인들이 2000억원 넘는 자금을 3배 레버리지 ETF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단 것인데요. 우리 금융당국은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2배를 초과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없도록 막고 있습니다. 게다가 '예탁금 1000만원'과 '1시간짜리 사전교육'을 충족한 이만 레버리지와 곱버스(곱하기+인버스) 상품을 매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서학개미들이 해외 시장의 배율이 높은 상품에 유독 눈독을 들이는 것도 이런 국내 투자환경 영향이 클 겁니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대수익이 높은 동시에 변동성도 큰 만큼 투자 시 신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NH투자증권 MTS에 따르면 서학개미 NH투자증권을 통해 순매수 1위 종목인 TMF에 투자한 6556명 중 평균 매입단가 대비 손실을 기록 중인 투자자는 98.34%로 집계됐습니다. 순매수 2위 종목인 SOXS의 경우에도 수익을 보고 있는 투자자는 10%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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