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5세 아이, 응급실 찾다 끝내 숨져.’ ‘대구 대학병원 4곳 돌다 구급차서 사망한 10대.’ ‘의사 부족에 길병원 소아과 입원진료 중단.’
최근 서울, 대구, 인천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모두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이 낳은 결과라는 게 공통점이다.
올해 소아과 전공의 정원은 159명이었지만 32명만 지원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 체계가 위기에 봉착했다. 저출산 문제와도 맞닿아 있어 필수진료과목(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및 지역 기피 현상 해소와 공공의료체계 확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정부에 대한 의료정책 불신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보고서에서 의대 정원 확대 없이 현재 의사 배출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35년 국내에서 부족한 의사 수가 2만7232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의사 부족 현상은 예방 의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진료과목에서 나타난다. 연구원은 2027~2050년 매년 1500명가량의 의대 정원이 증원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반대로 의대 입학 정원은 2006년 이후 18년째 3058명에 머물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올해 초 ‘지역 의료격차 실태’를 발표했다. 의사와 공공병원이 모두 부족하고 치료 가능 사망률이 높은 의료취약지로 인천시와 전라남도, 경상북도가 꼽혔다.(사망률 높은 지역 순) 이들 지역은 모두 국립의과대와 부속병원이 없어 중증응급상황에서 ‘적정 공공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국책연구원의 의사 부족 전망과 경실련의 지역 의료격차 실태 발표대로라면 국공립대학에 의대가 없는 의료취약지의 경우 대권역별로 공공의대 설립과 부속병원이 필요하다. 인천 등 수도권도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할 의사가 부족하기에 공공의대 설립이 절실하다.
정부는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복무를 규정하고 있는 공공의대를 전국의 의료 취약지에 설립해야 한다. 지역 간 의료 격차와 필수진료·공공병원 기피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별 국·공립대학 내 공공의대 신설 법안들은 서로 경쟁할 게 아니라 함께 연대해야 한다. 국립인천대와 인천시도 전국적 공동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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