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청약통장 가입자가 10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서울 1순위 가입자만 2개월째 증가해 관심을 끈다. 서울 분양시장이 ‘나홀로 호조’를 이어가는 데다 청약제도 개선으로 저가점자도 당첨 기회가 생기면서 다른 지역과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지역 1순위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달 말 기준 385만2609명으로, 3월(385만872명)보다 1737명(0.04%) 증가했다. 서울 1순위 가입자는 작년 2월 말(385만682명)까지 내림세를 보이다가 3월 말 190명 증가하면서 상승 전환했다. 다른 지역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비된다.
1순위 요건은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12개월 이상이고 면적과 지역별 예치금을 만족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전용 84㎡ 이하 민간 분양 아파트는 가입 기간이 12개월 이상이고 300만원의 예치금을 낸 사람이 1순위에 해당한다.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작년 7월(2701만9253명)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분양가와 시세 간 차이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청약통장 이자율이 연 2.1%로 정기예금 이자율(연 3~4%대)을 한참 밑돌다 보니 신규 가입자는커녕 기존 청약통장도 해지하는 분위기다.
서울 지역의 잇따른 청약 흥행이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의 해지를 멈춰 세웠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도 51.7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내며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앞으로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분양권 상한제 물량이 공급될 것이란 기대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초까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 신규 물량이 대거 공급된다”며 “공사비 인상 등으로 모든 지역의 분양가가 오른 가운데 그나마 가격 경쟁력이 있는 지역은 서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분양 예정 단지는 8개 단지, 8131가구(일반분양 2155가구 추정)로 집계됐다.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도 서울 지역 청약통장 가입자의 당첨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전용 85㎡ 이하엔 가점제만 적용되다 보니 청약 가점이 낮은 30~40대나 부양가족이 적은 가입자가 당첨되는 게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지난달부터 전용 60㎡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일반 분양 물량의 60%를, 60~85㎡ 이하는 30%를 추첨으로 뽑는 만큼 저가점자의 당첨 기회가 커졌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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