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기업들과 손잡고 전기자동차 같은 미래 차의 설계, 연구개발, 물류 등에 이르는 종합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부산을 미래 자동차의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2일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 오린태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임건 부울경지역대학산학협력단장협의회장, 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과 미래 차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 시장은 협약식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가 구상 중인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지역 자동차 부품 산업이 동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부품 국산화율 60%를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앞서 2021년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함께 ‘미래차 전략산업 생태계 구축 및 일자리 창출 공동 노력 합의’를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당시 발표를 잇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협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산학 협력 체계를 ‘지·산·학(지방자치단체·산업·대학) 협력 체계’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지원 부문도 상당히 강화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부산공장 내에 ‘에코 클러스터 센터’를 지어 지역 자동차 부품 공장과 함께 개방형 혁신을 수행할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센터가 지어지면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 간에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관계자는 “1~2년 안에 출시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생산에 대응하는 단기적 시야에서 벗어나 전기차를 넘어서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함께할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라며 “신설하는 센터는 공동 연구개발은 물론 아이디어 구상과 시험인증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협력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협업 단지를 구축해 구동모터 등 친환경 자동차 부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협의회는 맞춤형 교과를 신설하고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미래형 자동차 관련 설계와 연구개발, 공동 물류 시스템 등의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에코 클러스터 센터 설립과 연계해 200억원 규모의 국비 사업인 ‘수출주도 미래 차 산업 혁신성장 기술지원 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시험인증 장비 등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르노그룹은 한국에 중·대형급 차량의 핵심 수출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관련 협의를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전기차 설계 연구를 위한 사업은 이미 기장군에서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토대로 생산과 물류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