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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ublic of Korea'가 북한?…北 수출 '엉터리' 집계한 UN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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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UN)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구축한 북한의 무역 통계가 상당부분 실제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이 수출한 것을 북한으로 오인해 집계하는 등의 문제가 이같은 통계 오류를 야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인데 북한으로 오해
22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BOK 경제연구 : 북한 장기 수출입 데이터 재구축 및 분석 : 1962~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UN이 갖고 있는 1962~2018년 북한의 수출입 통계 중 많게는 40% 가까이가 오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액 오류 비중은 26.7~39.8%, 수입액은 23.0~35.6%였다. UN의 무역 통계 원자료를 사용할 경우 북한 수출입을 과대평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수출에서는 기계 및 운송장비가, 수입에서는 유기화학물과 철광석 및 비철금속 광석류가 오류로 식별된 대표적인 품목이었다.

북한의 수출입에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북한이 제대로된 무역통계를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UN은 북한의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 교역국의 '거울통계'를 활용해 북한의 무역 수준을 판단한다. 교역국이 북한으로 부터 수입한 것의 합계를 북한의 수출로, 수출한 것의 합계를 북한 수입으로 잡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교역국이 한국(Republic of Korea)을 북한(DPR Korea)과 혼동해 잘못 기재할 가능성이 있는데, 북한의 자료가 없기 때문에 이를 교차 검증하지 못해 오류가 사라지지 않고 무역 통계가 생성된다. 대표적인 게 북한과 수교 자체가 없는데 북한과의 교역이 통계에 잡히는 경우다. 이는 높은 확률로 한국과 혼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UN이 북한과 교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과거 사회주의 국가의 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발생한 오류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은의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 1962년부터 구축된 UN의 데이터와 IMF의 1981년 시작한 IMF의 집계, 1990년부터 자료가 있는 코트라(KOTRA)의 자료 등을 교차 분석하고, 한·중·일 무역통계를 비교해 오류를 잡아냈다.
북한, 2010년 이후 수출구조 악화
오류를 제거한 후의 북한 수출 흐름을 살펴보면, 북한 수출입은 1970년대 초반과 1980년대 후반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1990년대 사회주의 붕괴와 고난의 행군시기를 거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2000년대 들어 북한 수출입은 다시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2010년대에는 수출과 수입 모두 1990년 이전의 최고수준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개성공단과 이를 통한 교역을 더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에는 북한 대외무역이 아직 1990년 이전의 최고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은 광산물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았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광산물 수출에 더욱 편중된 모습이 나타났다. 수출품목의 다변화 및 고도화 측면에서 북한 수출의 질적 구조가 악화됐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수입은 기계장비 등 중화학공업제품과 원유 비중이 높았다. 기술수준별 수출입 구조를 살펴봐도 수출에서는 1차 산품 및 저위기술품 비중이 높았고, 수입은 수출과 달리 기술수준별 품목 비중이 다양했다. 이는 미얀마, 라오스와 유사한 구조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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