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지역에서 의료 활동을 하던 의사가 7년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19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호주 외교부는 호주 출신 외과 의사인 케네스 엘리엇(88) 박사가 전날 고향인 퍼스에 도착했다.
페니 웡 외교부 장관은 "서아프리카에서 약 7년간 인질로 잡혀있던 엘리엇 박사가 호주에서 가족들과 재회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엘리엇 박사는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밝혔다.
엘리엇 박사의 가족들 역시 성명을 통해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엘리엇 박사가 88세인 점을 고려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엘리엇 박사는 아내 조슬린 엘리엇과 함께 1972년부터 40년 넘게 부르키나파소 지보 마을에서 진료소를 세우고 의료 활동을 이어왔다. 엘리엇 박사는 120개 이상의 병상을 갖춘 진료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6년 1월 두 사람은 니제르 국경 인근에서 납치됐다.
당시 말리 무장단체 '안사르 디네'는 이 부부가 알카에다 이슬람 마그레브(AQIM)의 분파 '사하라 에미리트'의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조직원)에 의해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사하라 에미리트는 외국인 구호단체, 관광객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해 왔다.
조슬린은 납치 후 3주 만에 풀려났지만, 엘리엇 박사는 7년 동안 구금돼 왔다. 이들 부부가 납치됐을 당시 호주 총리 말콤 턴불은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018년에는 조슬린이 "남편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간절히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엘리엇 박사의 몸 상태는 현재 매우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 박사의 가족들은 "석방을 보장하고,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한 호주 관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국민들에게 엘리엇 박사의 석방 소식을 전하면서 "지속적인 불안, 테러 공격, 납치 및 강도 행위가 높은 지역"이라며 부르키나파소를 여행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