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동안 전통 제조사 라면에 길들여진 한국인의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세븐일레븐이 독특한 라면을 개발하는 것에 주력하는 이유죠.”(권랑이 세븐일레븐 용기면 상품기획자)
전국에 1만2000여개 편의점을 운영중인 세븐일레븐은 자체브랜드(PB) ‘세븐셀렉트’를 통해 독특한 재료를 넣은 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PB제품을 찾는 이유는 제조사 브랜드(NB) 라면과 차별화된 맛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해서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선보인 PB라면은 30종. ’강릉교동반점짬뽕‘(2014년 출시), ‘동원참치라면‘(2016년), ’대파라면‘(2019년), ’매콤뽀요면’(2023년) 등은 현재 용기면 카테고리의 인기상품 대열에 올라있다. 특히 강릉교동반점짬뽕은 출시 5개월만에 150만개가 팔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때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제치고 용기면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독특한 레시피 아이디어를 소비자들에게서 얻는다. 동원참치라면·동원고추참치라면이 대표적이다. 컵라면을 먹을 때 참치 통조림을 곁들이는 모습을 포착한 세븐일레븐은 동원F&B, 팔도와 협업해 제품에 참치 분말이 아닌 참치 살코기를 동봉했다. 동원F&B는 참치 공급을, 팔도에서는 라면 생산기술 및 생산설비를, 세븐일레븐은 기획 및 유통을 담당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식품회사마다 품질 기준이 다르고 PB상품이 제조사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보니 식품회사끼리는 협업을 지양하는 분위기”라며 “그럼에도 모디슈머(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비하는 사람들)를 겨냥해야한다는 세븐일레븐측의 기획 판단에 세 회사가 협업하게됐다”고 전했다.
대파라면 또한 소비자들이 해장을 위해 라면에 파를 썰어넣어 끓이는 것에서 착안했다. 출시 이후 매년 용기면 매출 5위권에 드는 효자상품이다.
세븐일레븐에서 용기면 매출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0년 15%, 2021년 25%에서 지난해에는 40%로 뛰었다. 그 중 PB상품의 비중은 작년말 기준 10% 이상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앞으로도 브랜드 컬레버레이션을 통한 라면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국 맛집의 메뉴들을 세븐일레븐에서 라면 형태로 맛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권랑이 용기면 상품기획자는 “세븐일레븐의 PB라면은 세븐일레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며 “전국 맛집 메뉴를 세븐일레븐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