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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의 콘텐츠 비하인드] 영화가 부러운 게임, 게임을 품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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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 게임인 ‘슈퍼마리오’가 애니메이션 영화로 개봉했다. 게임 속 공주를 구하기 위해 수많은 동전을 쏟아부었던 기억과 함께 영화를 봤다. 얼마 전에는 역시 인기 게임인 ‘던전앤드래곤’과 ‘라스트 오브 어스’가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다. 이외에 ‘툼레이더’ ‘레지던트 이블’ 등 인기 게임이 영상으로 제작된 사례는 너무나 많아서 손으로 꼽기 어렵다.

인기 게임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드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게임의 팬덤을 이용해 흥행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영화는 흥행 예측이 어려워 불확실성이 높은 산업이다. 게임처럼 원작의 팬덤이 공고하다면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막상 게임 원작의 영화들을 돌아보면 게임의 인기가 무색하게도 실패한 작품이 더 많다. ‘슈퍼마리오’도 이미 20년 전에 영화로 제작돼 제작비도 회수하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했다. 블록버스터급 제작비를 투입한 ‘워크래프트’ ‘페르시아의 왕자’도 아쉬운 성적에 그쳐 후속편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게임의 인기와 팬덤을 활용하려는 영화의 시도는 지속될 것이다. 게임 원작을 활용하는 법에 대한 실패 경험이 교훈으로 축적됐으며, 소비자들의 콘텐츠 선별이 점점 더 신중해지는 상황에서는 원작의 팬덤이 더 소중해지는 까닭이다.

반면 게임 입장에서 보면 영상화는 매력적인 성장 전략이다. 물론 성공한 게임의 수익 규모를 생각하면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영화에서 얻는 수익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은 연령과 성별에 따른 선호도의 차이가 커 사용자의 폭이 넓지 않다. 다양한 소비자들이 즐기는 영화와 드라마를 게임이 부러워하는 이유다. 인기 게임이 팬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팬을 붙잡고, 새로운 팬을 확보해야 한다. 신작 게임을 만들어 핵심 팬을 설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어 떠나가는 팬을 붙들거나 여성 혹은 어린이를 새롭게 초대하는 데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활용하는 것만큼 좋은 전략도 없을 것이다. 또한 게임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되면 상품 라이선스 등 또 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서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게임과 영화처럼 모든 콘텐츠 영역에서 장르 간 확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웹소설은 웹툰이 되고, 웹툰은 드라마로 제작된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게임으로 만들어지거나 웹툰으로 재탄생한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콘텐츠 IP를 다른 장르로 확장하는 트랜스미디어를 펼친다. 원작의 인기에 의존해 스토리를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장르에 맞는 스토리텔링, 캐릭터 등 성공 방식을 더해 콘텐츠 IP의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우리 회사는 영화 ‘조작된 도시’의 세계관을 차용해 고등학생들이 사회악과 대적하는 웹툰 ‘주작학원’을 만들었고, 드라마도 기획 중이다. 또한 드라마 ‘구미호뎐’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인기 게임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창조하고 이를 영화, 웹툰, 게임에서 각각 다르지만 연관된 이야기로 만드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러 이야기와 캐릭터가 만들어지면 세계관은 입체적으로 증폭되고, 팬덤은 강화되며, 수익은 배가될 수 있다. 이렇듯 잘 만들어진 콘텐츠 IP는 자기 영역에서 확대될 뿐 아니라 영역을 뛰어넘어 팽창한다. 예전의 콘텐츠는 일회성으로 휘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콘텐츠 IP는 트랜스미디어를 통해 장기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며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민 CJ ENM IP개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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