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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가총액이 미국의 중소형 상장사 2000곳의 시총 총합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기 위해 애플과 같은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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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러셀2000을 구성하는 중소기업들의 실적은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대기업보다 소기업 실적이 거시 경제의 건전성에 더 민감하게 연동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S&P500지수는 7% 이상 상승했지만, 러셀2000지수는 거의 변동 없이 제자리걸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기술주, 특히 대장주인 애플에 몰리면서 애플 주가는 올 들어 32% 이상 올랐다.
경기가 위축되는 시기에 전통적으로 주목받는 방어주가 약세인 점도 애플로의 쏠림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델위치 창업주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었던 유틸리티와 부동산주가 올해 하락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애플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를 경기 둔화 때 안전한 투자처로 여기고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형주 쏠림 현상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델위치 창업주는 “대형주만 오르고 나머지 종목은 정체된 상황에서 상승을 주도한 종목에 문제가 발생하면 폭넓은 시장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역발상으로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질 캐리홀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러셀2000이 S&P500보다 훨씬 저렴해 향후 10년 동안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며 “미국 내 자본지출 주기, 리쇼어링, 탈세계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소형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최근 지역은행 위기로 신용 경색이 발생할 우려를 감안해 “전술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