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명 중 1명이 한세의 캐주얼 의류를 입는다.”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78)이 1982년 설립해 지난해 창립 40주년이 된 한세실업을 패션업계에서 설명할 때 쓰는 말이다. 한세실업은 제품 가격이 개당 30달러 미만으로 미국 중산층이 많이 입는 주요 캐주얼 브랜드에 납품한다.
갭그룹의 ‘갭(GAP)’ ‘바나나리퍼블릭’ ‘올드네이비’ 등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작한다. 대형마트인 월마트, 타깃의 자체 브랜드(PB)도 생산하고 있다. 유럽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H&M도 주요 납품처다.
한세실업은 불혹을 맞은 2022년,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지난해 전년보다 31.8% 불어난 2조20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은 회사 설립 후 처음이다.
이 같은 성과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효과와 우호적인 고환율의 합작품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한세실업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줬다는 게 패션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수요가 폭증하는 와중에 베트남 등 세계 6개국에 생산기지를 갖춘 한세같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OEM·ODM 기업의 위상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2017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동녕 회장의 차남 김익환 부회장(47)을 중심으로 디지털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부회장은 “디지털 기술과 물류 사업을 접목해 퀀텀 점프를 이루고 ‘한세 2.0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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