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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 환상 벙커샷'…위기의 순간, 임성재는 '한 끗'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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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25·사진)의 이름 앞에는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에이스’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 14일 막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은 그가 왜 한국 골프의 간판인지 보여준 무대였다. 5타 차이를 뒤집은 짜릿한 대역전극의 곳곳에는 ‘월드클래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한끗’이 녹아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히는 위기관리 능력이다.

마지막날 3번홀(파3)은 임성재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공교롭게도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던 최진호와 임성재의 티샷이 비슷한 위치에 떨어졌다. 그린 왼쪽 러프였다. 최진호는 깊고 질긴 러프에 붙잡혀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고, 퍼팅까지 실수하며 트리플 보기를 기록해 우승에서 멀어졌다.

반면 임성재는 달랐다. 날카로운 웨지샷으로 러프를 탈출한 뒤 내리막 5m의 만만찮은 파퍼트를 성공시켰다. 이날 임성재가 꼽은 최고의 순간 중 하나다.

18번홀(파5)의 세 번째 샷(사진)도 임성재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벙커에 빠진 공과 핀까지 거리는 50m. PGA투어 선수들도 가장 어려워하는 거리다.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던 이준석은 2온에 성공했기에 임성재 역시 반드시 핀 가까이에 공을 붙여야 했다.

여기서 임성재는 피칭웨지를 잡았다. 그는 “샌드웨지를 잡으면 50m 거리를 딱 맞춰야 하는데 긴장감이 큰 상황에서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다”며 “평소 많이 연습했던 거리여서 나 자신을 믿고 샷을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피칭웨지를 맞은 공은 핀 1.5m 옆에 붙었고 버디로 이어져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월드클래스’로서의 임성재를 빛나게 한 것은 프로로서의 자세다. 그는 자신의 서브 스폰서인 우리금융그룹의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시즌 중간에 한국행을 감행했다.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을 단 1주일 앞두고 13시간 시차인 한국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임성재는 그를 기다리는 한국 팬들과 스폰서를 위해 한국에 왔고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월드스타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2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리면서 역대급 흥행을 하기도 했다.

이제 임성재는 19일 시작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PGA챔피언십에 나선다. 그는 “PGA투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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