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5일 16: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통 플랫폼 기업 리테일앤인사이트가 시리즈C 투자 유치에 나섰다. 시리즈B에서 2000억원으로 인정받았던 기업 가치를 1400억원 수준으로 낮춰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2026년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지난주 투자설명회(IR)를 열고 본격적으로 시리즈C 투자 유치 작업을 시작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2019년 12월 시리즈A에서 9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기업 가치 400억원을 인정받았다. 2022년 1월 시리즈B에선 169억을 조달했다. 기업 가치는 2000억원으로 뛰었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시리즈C에선 목표 조달 금액을 300억원으로 설정하고, 기업 가치를 1400억원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돈줄이 말라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다.
기존 투자자들도 2보 전진을 위해 리테일앤인사이트의 몸값을 낮춰 시리즈C 투자 유치에 나서는 1보 후퇴에 동의했다. DS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주요 재무적투자자(FI)다. 장보고식자재마트와 빅마트 등 식자재마트도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고 있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현대백화점 전략기획실 출신인 성준경 대표가 2019년 설립한 회사다. 이른바 '동네 슈퍼'를 연결하는 유통 플랫폼 '토마토'를 운영한다. 토마토는 온라인 경쟁력이 취약한 동네 슈퍼마켓을 e커머스 플랫폼으로 옮겨 소비자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토마토를 통해 집 근처 슈퍼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면 1시간 내에 상품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전국에 있는 슈퍼마켓을 활용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구현했다. 컬리와 쿠팡 등이 물류센터를 짓는데 대규모 투자금을 투입하는 것과 달리 동네 슈퍼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동네 슈퍼에 정보기술(IT) 기반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 등을 지원해 디지털화도 돕고 있다. 제조사가 동네 슈퍼에서도 대형마트처럼 프로모션을 펼칠 수 있도록 둘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시리즈C로 조달하는 투자금을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토마토는 별다른 광고·마케팅 없이도 지난해 말 기준 89만명의 토마토 앱 회원수를 확보했다. 회원수가 2021년 말(26만명)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하반기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 수를 늘려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슈퍼마켓 및 잡화점의 매출은 6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백화점(38조원)과 대형마트(35조원), 편의점(31조원)의 시장 규모보다 크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외 지방에선 슈퍼마켓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여전히 크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65조원에 이르는 전체 슈퍼마켓 시장을 타깃으로 잡고 있다. 38조원 규모의 1만여개 대형슈퍼를 우선 공략한 뒤 중형슈퍼(1만개·14조원), 소형슈퍼(12만개·12조원) 순으로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IPO도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2026년이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지난해 3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183억원) 대비 66.7% 늘었다. 영업손실은 108억원, 순손실은 109억원을 기록했다. 내년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2026년 총거래액을 3조7000억원까지 키우고, 매출 2770억원, 영업이익 1098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