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주식 좀 하는 투자자들이 매일 즐겨찾는 사이트 ‘한경 코리아마켓’. 이곳엔 식견 있는 투자자들의 종목 토론이 활발하다. 1주일 전 롯데지주 기사를 썼다. 그러자 ‘저평가된 지주회사들이 더 있다’는 한국경제신문 회원 글이 달렸다. 그는 “롯데지주·HL홀딩스·SK디스커버리·쿠쿠홀딩스를 매수했다”며 “혹시나 물려도 고배당 받으면서 여유롭게 버틸 수 있는 종목들”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종목들의 공통점은 지주사였다. 한국 증시에서는 ‘지주사 디스카운트’ 탓에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없지만 배당금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1년 만에 주가 20% 떨어진 HL홀딩스
그중 한 종목인 HL홀딩스를 알아봤다. 19일 종가는 3만3600원. 1년 전 주가(2022년 5월 19일 4만1400원) 대비 18.84% 떨어졌다. 이 회사는 1962년 현대양행으로 첫발을 떼 1999년 만도를 거쳐, 2014년 만도가 지주사 HL홀딩스와 사업회사 HL만도로 인적분할하면서 탄생했다. HL그룹 지주사로서 HL만도, HL클레무브, 만도브로제, 건설부문의 HL D&I 한라 등이 주요 자회사다. 2015년에는 자동차부품 유통·물류사업을 영위하는 한라마이스터를 흡수합병했고, 2021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최근 3개년간 매출 증가율 36%의 고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1분기 매출액 3225억원(전년 대비 7.7% 증가), 영업이익 332억원(전년 대비 7% 감소)을 기록했다”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했다. 자체 사업(부품 유통/물류)과 자회사 HL만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HL D&I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지분법 이익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올해 매출액은 1조402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을 전망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L홀딩스는 4대 핵심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국내 순정부품 A/S, 수입차 A/S 등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과 독일에서 진행 중인 모듈 사업의 경우 북미 전기차 선도 업체에서 수주를 따낸 상황으로 중장기 매출 확보에 기여하고 장기 마진율 전망도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회사 지분 가치 하락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4만2000원으로 내렸다. 19일 기준 3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4만7000원이다. 현 주가 대비 39.88%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사측 “활발한 스타트업 투자로 시너지 기대”
HL홀딩스의 주주 구성은 어떻게 될까. 총 주식 수는 1047만2070주인데, 정몽원 HL그룹 회장 외 7인이 지분 28.48%(298만2606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 6.49%(67만9773주), 베어링자산운용 외 2인 6.40%(67만325주), 브이아이피자산운용 6.26%(65만5280주)가 주요 주주다. 고배당 매력에 기관들이 5% 이상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1일 HL홀딩스 관계자는 올해 신성장동력을 묻는 질문에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 더블유씨피에 1000억원 지분 투자(2021년 9월)를 했고, 스타트업(비마이카·닥터차·딜러타이어 등) 투자도 활발히 진행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답했다.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엔 “매년 1주당 2000원의 결산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256억원(지분 약 6%)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했다”고 강조했다. HL홀딩스는 코스피 상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50개 종목을 모아 놓은 ‘코스피 고배당 50지수’ 편입 종목이다. 시가배당률은 6.5% 수준으로 202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인 2.3%의 약 세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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