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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한 장에 담아라" 또 바뀐 지침에…공무원들 불만도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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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보도자료 양식이 이달 초부터 새롭게 바뀌었다. 제목이 적힌 보도자료 첫 장에 전체 내용을 요약한 뒤 구체적인 내용은 '별첨'을 달아 뒷장부터 소개하는 방식이다. 지난달에 이어 추가로 바뀐 보도자료 작성법을 놓고 공무원들 사이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18개 부처는 이달 초부터 새로운 양식에 맞춰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순차적으로 설명하는 양식이었다. 예컨대 정책의 도입 배경-세부 정책 내용-정책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 및 결과 등 일련의 흐름에 따라 작성하는 식이다.

이달부터는 첫 번째 페이지에 이런 전체 내용을 압축적으로 넣고, 여기에 들어가지 못한 세부 내용은 별첨 또는 붙임으로 구분된 뒷장부터 담고 있다. 신문 기사에서 전체 내용을 포괄하는 핵심 문장을 첫 번째 문단(리드)에 적듯이 보도자료의 중요 포인트를 전면부터 내세우는 것이다.



이번 개편은 보도자료를 접하는 사람들이 보다 빠르고 쉽게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 부처 관계자는 "기자뿐 아니라 국민 누구나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면서 "보도자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기 때문에 부연하는 내용은 뒤에 넣었다"고 말했다.

개편안의 세부 가이드라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들었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대통령실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보도자료 양식이 대대적으로 바뀌었을 때도 신문기자 출신의 강훈 대통령실 국정홍보비서관이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렸다. 당시에는 보도자료 문장을 기사체로 바꾸고, 핵심 내용은 소제목으로 덧붙이는 등의 변화가 이뤄졌다.

새로운 보도자료 작성법에 대한 공무원들의 주된 반응은 "쓰기 어렵다"는 것이다. 핵심 내용을 선별해 요약하는 것 자체가 손이 더 많이 가는 작업일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정책 홍보 내용 등을 보도자료에 담아내야 하는 일선 실무진 라인에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정부 부처 과장은 "내용에 따라 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한두 장도 아니고 딱 한 장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다 보니 중요한 멘트를 넣지 못 넣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익숙했던 작성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하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또 다른 정부 부처 과장은 "너무 자주 보도자료 작성양식이 바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이런 양식은 강제성은 없지만, 준수 여부 등에 따라 각 부처의 홍보 실적으로 평가된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사실상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통일성'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과별로 제각각이었던 보도자료가 통일돼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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