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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브랜드 파워 다 갖춘 'K패션', 해외서 더 잘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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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를 수출하는 K패션 업체들의 매출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글로벌 브랜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떨쳐낸 데 이어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기업들도 ‘매출 1조원 클럽’에 잇달아 가입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탄탄한 제조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패션기업을 발굴·소개하는 ‘K패션의 숨은 진주들’ 시리즈를 게재한다.

14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에 OEM·ODM 방식으로 의류를 납품하는 의류 수출 상장사 여덟 곳(영원무역 한세실업 태평양물산 호전실업 국동 윌비스 SG세계물산 엠에프엠코리아)의 지난해 총매출은 8조5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32.8% 늘었다. 2019년 이후 6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의류 수출 기업들의 매출이 지난해 껑충 뛰었다.

갭, 올드네이비, 바나나리퍼블릭 등 갭그룹 브랜드와 월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납품하는 OEM업체인 한세실업은 지난해 고객사 주문량이 늘어나 창립 4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브랜드 유통사업을 하는 패션기업들도 실적이 호전됐다. 40여 개 패션 분야 상장사 중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아홉 곳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엔 다섯 곳에 불과했다. 이들 아홉 개 기업의 매출을 합하면 17조원에 육박한다. 2020년(14조1732억원) 대비 19.8% 증가했다.

MLB, 디스커버리 등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F&F는 지난해 해외 판매액 1조원을 기록했다. 코웰패션도 피파 등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영국 캐주얼 브랜드 슈퍼드라이의 아시아태평양 지식재산권(IP)을 인수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K콘텐츠 열풍은 패션기업의 든든한 발판이 되고 있다. 신희진 한국패션산업협회 부장은 “과거에는 브랜드의 국적을 숨기고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메이드 인 코리아’를 부각시켜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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