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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속출…다주택자 모니터링 등 예방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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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전세사기는 범죄사기를 목적으로 한 악의적, 조직적 범죄라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반적인 전세금 반환 문제와 다르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800여 명에 이르고, 피해액은 약 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전세사기 이외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깡통전세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연립·다세대 주택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값 대비 전세가격 비중)은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68%, 수도권 68.9%다. 2020년 70%대에서 다소 낮아졌다. 이는 평균적인 수치다. 정확한 매매와 전세 가격 산정이 어려운 연립·다세대주택의 특성상 실제 사례에서는 매매 대비 80~90% 수준의 전세 거래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매매 가격은 지난해 7월 고점 이후 하락하고 있어 매매와 전세 가격 간 격차는 더 좁혀지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 사기의 근본적인 원인에는 주택 투기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진 점도 있다. 과거에도 주택 가격 상승은 소유자의 자산 증식에 가장 큰 공신이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갭투자)하거나 매매 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도 많았다. 하지만 투자 규모는 크지 않았고 서민의 생활 기반인 주택 투기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택 가격 상승기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와 단기 투자 수익에 대한 회수, 자금 출처 조사 등이 잇따라 이뤄졌다.

최근 저성장·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지역과 연령에 상관없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었다.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지원정책까지 많아지면서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개인과 법인도 증가했다. 또 유튜버나 온라인을 통해 소위 갭투자 모임이 생겨나면서 쇼핑하듯 수도권과 지방의 소형주택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경매 등을 통해 수십 가구의 주택을 보유해 매매 차익이나 높은 임대 수익을 얻었다는 얘기가 후일담으로 소개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주택임대사업이 활성화되면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길 수 있다. 투기세력이 아니라도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에서 발생하는 임대료로 생계를 유지하는 서민도 많다. 하지만 전세사기 사건에서도 나타나듯 소수의 사람이 많은 주택을 보유할 경우 주택 가격 변동이나 소유자 사정에 따라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소형주택일수록 투자자가 적은 자본과 낮은 신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임차인도 청년과 저소득층이 대부분이어서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는 성공한 투자자가 부동산 거래 침체와 가격 하락기에는 본의 아니게 사기꾼이 될 가능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의 가구별 주택소유율은 2021년 말 기준 전국 평균 56.2%다. 서울은 48.8%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절반가량은 아직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가구란 의미다. 근본적으로는 무주택자가 안심하고 거주하면서 계획적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도록 주택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주택 소유가 편중되지 않도록 다주택자에 대한 모니터링과 규제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현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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