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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의 딜 막전막후] 오스템임플란트 '깜짝 M&A' 이끈 간판 PEF들의 성공적인 동업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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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5월 9일 오후 5시 38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처럼 극적이진 않았지만 올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합병(M&A)도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작년 초 2215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 사건이 터진 뒤 행동주의 펀드가 깃발을 드높인 시점이었다. 사모펀드(PEF) 연합이 전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공개매수를 통해 창업주인 대주주와 소액주주 지분을 동등한 가격에 사주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버린 M&A였다.

자본시장 교과서에 나올 만한 딜을 주도한 건 한국 간판 PEF들이다. 명실상부 국내 1위 MBK파트너스와 차세대 주자로 부상하는 UCK파트너스(옛 유니슨캐피탈)다. UCK는 ‘은둔의 경영자’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MBK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공개매수를 뒷받침했다. 인수금액은 2조6000억원.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관투자가(LP)들이 서로 돈을 대겠다고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걱정 섞인 '간판 PEF'의 동업
PEF 연합은 국내 1위 치과용 임플란트업체의 글로벌 성장 스토리를 써나가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전환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점유율 제고 △기업형 치과(DSO) 공략 등에 나설 예정이다. 두 PEF의 경영 스타일이 정반대여서 ‘반반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BK는 강력한 경영권 장악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실적을 올리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UCK는 기존 경영진과의 융화를 통한 회사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힘의 균형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양측은 2조6000억원의 인수자금 중 1조4200억원을 반반씩 책임지기로 했다. 하지만 UCK 몫의 프로젝트 펀드를 MBK와 공동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MBK의 투자금액은 9650억원, UCK의 투자액은 4550억원이 됐다. 외견상 MBK가 최대 투자자가 되면서 동업의 균형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소한 얘기지만 UCK-MBK 컨소시엄, MBK-UCK 컨소시엄 등 명칭을 놓고 예민해 하는 분위기도 있다.
확실한 역할 분담이 성공 열쇠
인수 단계에선 거래 종결이 최우선 목표여서 동업의 장점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경영 과정에서는 단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클럽딜 형태로 진행됐던 사례를 따져보면 확실한 역할 분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오비맥주가 꼽힌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09년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가 5년 뒤 AB인베브에 6조2000억원에 매각했다. KKR과 어피너티는 시작부터 역할을 분명하게 분담했다. KKR은 인수 당시 자금 조달 역할을 주로 담당했고, 회사 경영은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어피너티가 주로 맡았다. 박영택 전 어피너티 회장이나 이철주 회장 등 한국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대거 회사 경영에 투입돼 급격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딜라이브(옛 C&M)가 대표적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2008년 MBK와 맥쿼리가 2조3000억원에 인수했지만 인수금융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겨줬다. 지분 가치가 ‘0’원이 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KKR-어피너티와 달리 이들은 인수 경쟁을 하다가 힘을 합친 사이다. 서로 주도권을 포기하지 않고 대립하다가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M&A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PEF들이 성공적인 협업으로 유례 없는 글로벌 성장 스토리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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