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백화점 업계가 명품을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따른 명품 수요 둔화, 소비 침체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7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 감소했다고 9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현대백화점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821억원을 하회한 수치다.
1분기 매출은 1조977억원으로 18% 증가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5월 인수한 가구·매트리스 업체 지누스 실적이 1분기 연결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지누스를 제외하면 1분기 매출은 8686억원 수준으로 7% 감소했다. 지누스 실적은 지난해 3분기부터 연결 실적으로 포함됐다.
사업부별로 백화점 부문 매출은 5% 증가한 5727억원을 거뒀으나 영업이익은 952억원으로 7% 감소했다. 패션, 잡화, 화장품 매출이 늘었으나 성장세가 둔화한 모습이다. 지난해 1분기 현대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바 있다. 올해 1부기 인건비와 광열비를 비롯한 고정비와 마케팅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면세점 부문(별도 기준) 매출은 3320억원으로 22% 축소됐고, 영업적자 15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다만 국내외 여객 수요 증가로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인천공항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공항점 규모가 확대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누스의 1분기 매출은 2291억원으로 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71% 줄었다. 국내사업의 경우 현대백화점그룹 편입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으로 매출이 62%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하는 미국 사업이 부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미국의 주요 매트리스 고객사들이 과잉 재고를 막기 위해 발주 제한 정책 등을 진행하다보니 1분기 지누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주력시장인 미국 또한 2분기부터 매트리스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명품을 중심으로 백화점 업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연간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냈고, 연간 영업이익은 2019년에 근접한 수준을 거둔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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