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 의혹 관련 종목 8개를 주워담은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개미들의 순매수액이 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보유 종목을 대거 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4일까지 8개 종목을 총 3323억3000만원 사들였다. 이들 8개 종목은 반대매매가 쏟아지며 3~4일 연속으로 가격제한폭(-30%)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따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천리다. 9일간 837억2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다우데이타(622억2000만원), 하림지주(522억9000만원), 서울가스(382억4000만원), 대성홀딩스(352억2000만원), 세방(303억4000만원), 선광(303억원)이 뒤를 이었다. 다올투자증권만이 567만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보유 주식을 꾸준히 내다팔았다. 기관은 1661억원, 외국인은 1719억원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를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기관은 삼천리(-438억9000만원), 다우데이타(-342억4000만원), 서울가스(-315억9000만원) 순으로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하림지주(-447억1000만원), 삼천리(-394억5000만원), 다우데이타(-319억5000만원)를 팔았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조작 의혹 관련 종목들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우데이타, 삼천리, 세방, 하림지주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올랐다지만,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등은 그 이전"이라면서 "이들은 주가 랠리가 시작된 2020년 수준까지 내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정숙 의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순매수했지만 정보를 쥐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은 집중적으로 매도해 개인에게 손해를 떠넘겼다"며 "기관과 외국인들이 불공정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