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은 클래식 명곡에 담긴 에피소드보다 음악을 녹음한 음반을 주로 다룬 책이다. 같은 곡이라도 누가 연주했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음을 구체적 사례로 보여준다. 이를테면 비발디의 ‘사계’가 감동 대신 익숙함으로만 전해질 수 있는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듣는 사계는 대부분 1950년대 결성된 이탈리아 악단 ‘이무지치’의 음반이다. 이 악단은 바로크 시대 음악 특유의 격정적이고 비장한 면모를 살리기보다 차분하고 정적인 스타일로 연주하는 편이다. 저자는 악단이나 연주자마다 소리는 어떻게 다른지, 해석의 차이는 무엇인지 비교 분석하며 흥미를 유발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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