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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구속해달라"…'출두쇼' 벌인 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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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2일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조사받지 못한 채 돌아갔다. 검찰이 “수사 대상자가 조사 일정을 정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도 출석한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 쇼라는 비판이 나온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변호인을 대동한 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청사 직원에게 자신을 수사 중인 김영철 반부패수사2부장과 통화하게 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송 전 대표는 곧바로 청사 현관에 나와 미리 준비한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나를 구속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의혹 해소는 미룬 채 검찰을 비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의 돈 봉투 의혹 수사를 ‘정치적 기획수사’로 단정했다. 이어 검언(검찰·언론) 유착, 별건 수사, 피의사실 공표, 인생털이 수사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검찰의 무도한 수사”라고 주장하는 대목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름까지 언급했다. 자신도 정치검찰의 희생양이라는 주장이다.

정작 이번 사건에 대한 의혹 해소는 외면했다. 돈 봉투 살포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법정에서 다투겠다”고만 했다. 민주당 수도권 초선 의원은 “검찰 얘기만 하고 본인 의혹에 대해선 일언반구 안 할 거면 굳이 검찰까지 가서 기자회견을 왜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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