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02일 17: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넥스트 에코프로비엠’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차전지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공개(IPO)시장에 이와 관련된 소재 및 부품 기업들이 줄줄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손실이 나더라도 성장성이 큰 컬리와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IPO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금리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이 이익이 확실한 제조기업을 찾고 있다.
2차전지기업 IPO 러쉬
2차전지와 관련된 기업들이 속속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기업인 폴(POLE)이 삼성증권과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하고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폴은 2차전지 핵심부품인 리드탭을 생산하는 회사 중 하나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삼성증권은 하반기에 2차전지 전해질 첨가제와 반도체용 에칭가스를 생산하는 후성글로벌의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2차전지 기업의 상장 행렬은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LS그룹의 자회사 LS머트리얼즈는 곧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IPO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연내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겠다는 생각이다. KB증권과 키움증권 등 상장 주관사 측에서는 2차전지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만큼 일정을 앞당기길 원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의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지난 27일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오는 8월~9월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으로 기업가치는 3조원대로 보고 있다.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기업인 유진테크놀로지도 지난 2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기업 모두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배터리 소재 기업 특성상 꾸준히 공장 등 설비투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 깐깐한 ‘심사 잣대’는 걸림돌
올해 들어 상장한 2차전지 관련 기업은 제이오와 나노팀, 삼기EV 등 세 곳이다. 32020년 티에스아이 등 3개 기업에서 2021년 7개, 지난해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10개 기업이 상장하는 등 그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올해 상장한 나노팀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2만6500원에 거래돼 공모가(1만3000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고, 제이오와 삼기EV도 공모가 대비 각각 130%와 73%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IPO 시장에서 2차전지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2차전지주가 급등하면서 금융감독원의 심사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기업은 수익성도 좋고 성장성이 높아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2차전지주의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어 적정 기업 가치를 놓고 거래소가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