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과 중국, 일본의 협력이 세계 경제의 빠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의 엔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다.
문화·인적 교류도 확대해야
추 부총리는 "한·중·일 3국이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고 아세안+3 지역에서는 80%에 달한다"며 "세계 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에 있는 상황에서 한·중·일의 3국의 협력은 한국과 중국, 일본 각 국가와 아세안+3 지역,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추 부총리는 "한·중·일 3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을 위해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으로 협력한다면 직면한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3국과 아세안, 전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한·중·일의 협력이 세계 경제의 빠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의 엔진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계기로 금융과 교역·투자 등 경제 분야뿐 아니라 관광, 문화, 인적 교류, 정책 공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중·일 3국간 협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이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이날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막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부대행사로 진행됐다. 이 회의는 4년 만에 대면 회의로 열렸다.
7년 만에 열린 한일 재무장관 회담
추 부총리는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이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7년 만에 열린 한일 재무장관 양자 회담이다.
추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본 측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라며 "항공편 추가 증편,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채널 복원 및 확대도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양자·우주·바이오 등 신산업, 글로벌 수주시장 공동진출, 저출산 고령화·기후변화 등 미래 대응과 같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민간·정부 차원의 동반관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글로벌 이슈에서도 양국 재무 당국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라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불안 등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2년 만의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복원됐고, G7 정상회의와 G7 재무장관 회의에 일본이 한국을 초청하는 등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한일 양국은 세계 경제와 지역 및 국제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한일 간 많은 교류, 재무간 교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양국이 협력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