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3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 1~3월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11조1000억원) 대비 24조원(21.6%) 줄었다. 1~3월 세수 감소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국세 수입 목표 대비 세수 진도율은 1분기 말 기준 21.7%였다. 1년 전(28.1%)은 물론 최근 5년 평균(26.4%)보다 낮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3대 세수가 모두 20% 넘게 급감했다. 1분기 소득세는 2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1000억원(20.1%)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 여파다. 법인세는 작년 1분기 31조1000억원에서 올 1분기 24조3000억원으로 6조8000억원(21.9%) 줄었다. 세계 경제 둔화와 수출 부진 여파로 지난해 기업 이익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부가세 수입도 올 1분기 16조5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조6000억원(25.4%) 감소했다.
"법인세 목표치 달성 불가능" 올해 역대급 '세수펑크' 우려
기획재정부는 올 1분기 ‘실질적’ 세수 감소는 24조원이 아니라 14조3000억원이란 입장이다. 2021년 하반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세금 납부가 유예되면서 당시 들어왔어야 할 세금이 2022년 1∼2월에 들어왔고, 그에 따른 기저효과로 1분기 세수 감소 폭이 컸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1분기 세수 결손은 심각한 수준이란 게 기재부 판단이다. 기재부는 내부적으로 올해 세수 전망을 재추계하기로 했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올해 경기 상저하고 흐름이 현실화하면 이르면 5~6월부터는 세수가 어느 정도 정상화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세입 목표치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재부는 올해 법인세 목표치(105조원)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법인세가 주로 들어오는 3월 한 달만 보면 작년 대비 6조1000억원이 줄었다. 여러 차례 분납하는 법인세 특성을 고려하면 다음달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4월부터 연말까지 세수가 작년과 똑같이 걷힌다고 가정하면 올해 세수 예상액은 총 371조9000억원이다. 기재부가 올해 편성한 세입예산(400조5000억원)보다 28조6000억원가량 부족하다. 지금 추세라면 이 정도 세수 펑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경기 상저하고 전망이 빗나가고 하반기에도 세수 결손이 이어진다면 세수 펑크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대규모 세수 결손은 2010년 후 그동안 2012·2013·2014·2019년 등 네 차례 있었다. 올해 세수 결손이 나면 다섯 번째가 된다. 특히 직전 최대 세수 결손이었던 2014년의 10조9000억원보다 결손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재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에 대해선 “추경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