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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분할해 경쟁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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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려면 기금운용본부를 분할해 경쟁에 부쳐야 한다는 주장이 26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투자 정책의 설계와 실행을 온전히 전문가에게 맡기는 '거버넌스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날 국회에서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방안'을 주제로 열린 연금특위 3차 공청회에선 이 같은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졌다. 국민연금 기금은 지난해 -8.22%로 역대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산배분을 전문가에게 온전히 맡길 수 있는 거버넌스로의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기금운용본부에 아무리 우수한 투자 전문가가 있어도 현 체계에서는 수익률에 0.1%를 기여하기도 쉽지 않은 구조"라며 "수익률의 95% 이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산배분(SAA)의 결과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목 선정이나 매수·매도 시점 이상으로 수익률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의사 결정이 자산 배분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자산군 비중을 할당하는 기계적 과정이 아니라 투자 가능한 시장을 탐색, 정의, 배분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점에서다.

현재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은 기금운용본부 투자전략팀과 국민연금연구원, 보건복지부가 협의를 거쳐 안을 만들고, 복지부 산하 투자정책위원회에서 심의한 뒤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하는 과정으로 결정된다. 이 교수는 "이런 구조에선 자산배분을 잘할 인센티브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산배분 중요성에 상응하는 만큼 인력, 연구 기간, 책임성 등 자원 배분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로 등장하는 자산군이 늘어나는 만큼 자산군 분류부터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대체투자 5개 자산군을 정해놓고 이 비중을 기금위가 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자산군도 추가하고 더 유연하게 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자산배분의 고도화와 전문성 강화 주장은 전날 국회에서 국민연금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 제고 방안'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나왔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현재 SAA의 의사결정 주체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이 부족해 자산배분에 있어 실질적으론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기금운용본부나 정부 등도 자산배분에 있어 역할이나 책임이 불분명해 결과적으로 기금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판단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략적 자산배분을 누군가는 책임지고 해야 한다"며 "운용의 전문성이 강조되는 투자정책의 결정은 운용조직으로 포괄적으로 위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기금운용본부를 분할해 경쟁에 부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부분을 질의하자 참석한 전문가들이 동의했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금제도 및 정책 부문과 연금 운용 부문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으로부터 분리해 독립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행 교수는 현재 투자된 대체투자를 따로 떼어 분할하고, 나머지 자산을 n분의 1로 나눠 n개의 기금으로 분할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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