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유튜버 '연미'가 중국 영상 플랫폼에 공개한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언급했다.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와 중국판 틱톡 '더우인' 내 북한 체제 홍보 채널 'New DPRK'에는 지난 10일 '북한의 젊은 여성 연미가 북한식 돼지고기 부추 만두를 만드는 법 공유'라는 제목으로 6분20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연미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만두에 들어갈 재료를 소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언급한 것. 최근 중국이 김치의 원조는 자국의 파오차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민족의 주체성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치의 올바른 중국식 표기는 '신치'다. 파오차이는 중국식 절임 채소다. 연미는 파오차이 외에도 만두를 '자오즈'라고 언급하는 등 중국식 단어를 사용하며 중국민들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김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에서 기원했으므로 김치의 종주국은 중국"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2020년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며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실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을 통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던 '원시형 절임'은 인류 보편적인 문화였고, 발효 절임 시기부터 중국과 한국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며 "중국에서는 발효 기술이 적용된 식초, 술 등을 활용한 방법 위주로 발달했고 한국은 소금과 장(醬)을 절임 원료(절임원)로 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최초의 농서로 알려진 '제민요술'(齊民要術) 등을 보면 중국에서는 채소절임을 만들 때 식초, 술, 술지게미 등의 재료를 쓴 것으로 파악되나 고대 한국의 채소절임에는 이를 활용한 흔적이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