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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차' 제네시스·SUV 앞세워…현대차, 月 1조2000억씩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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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25일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연초 현대차를 따라다녔던 ‘피크 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전통적인 ‘자동차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만 3조592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86.3% 급증한 수치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처음으로 상장사 분기 실적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호실적에는 환율 효과가 적잖았지만 올해는 판매 성장을 앞세워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12조원을 목표로 내건 현대차의 경영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익 증가분 절반은 ‘판매 확대’
현대차의 역대 최대 분기 이익을 이끈 것은 판매량 증가다. 현대차는 1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총 102만171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난 규모다. 작년 생산을 억눌렀던 반도체 수급난에서 벗어난 데다 7세대 그랜저, 아이오닉 6 등 신차가 국내외 시장에서 잇달아 출시되며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그 결과 작년 대비 현대차 영업이익 증가분의 45%에 해당하는 7580억원이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고수익 차종(5590억원), 고환율 효과(2760억원)를 제치고 기여도 1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비싼 차’를 많이 판 것도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제네시스·SUV 판매 비중은 1분기 57.8%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높아졌다. 마진이 높은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도 크게 좋아졌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6.4%에서 올해 9.5%로 치솟았다. 2013년 3분기(9.7%) 후 최고다.
현대차·기아 영업이익 20조원 전망
현대차는 지난 1월 올해 연간 매출 158조9000억원, 영업이익 11조9000억원을 최대 목표로 제시했다. 연간 영업이익률 목표치는 최고 7.5%였다. 그때만 해도 환율 하락,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등으로 ‘도전적인 목표’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1분기 실적 발표로 이는 기우였다는 걸 입증했다.

현대차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도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연초 수립한 생산 계획을 달성할 것”이라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했다. 리튬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재료비 절감 효과도 2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26일 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기아도 영업이익이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기아는 앞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9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두 회사가 올해 목표를 달성하면 사상 처음으로 합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경쟁사와 견줘도 괄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앞서 성적표를 내놓은 전기차 업체 1위 테슬라(순이익 25억1300만달러·3조3570억원)를 따돌렸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1분기 영업이익은 최소 5조6000억원대로 다음달 실적을 공개하는 도요타(추정치 5조710억원)마저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2026년 920만 대 판매로 글로벌 1위 업체로 등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부터 ‘분기배당’도
역대 최대 이익에 발맞춰 현대차는 확대된 주주환원책도 공개했다. 우선 올 2분기부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시작한다. 기존 연 두 차례 하던 배당을 네 차례로 늘리는 것이다. 지난해 순익 기준 주당 배당금은 7000원으로 전년(5000원) 대비 40% 늘리기로 했다. 배당성향도 ‘순이익 대비 25%’로 못 박아 안정성을 확보했다.

현대차는 또 올해부터 3년간 보유한 자사주의 1%를 매년 소각하기로 했다. 현금 배당에 자사주 소각 효과까지 더하면 현대차의 지난해 순익 기준 배당성향은 29%로 오른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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