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가 위스키 셀프 픽업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위스키를 가까운 커피빈 매장에서 찾을 수 있다.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위스키 열풍이 부는 가운데 규제로 인해 주류를 직접 배송할 수 없는 컬리가 고육지책을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스키 주문 후 수령은 커피빈에서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25일 커피빈코리아와 손잡고 ‘위스키 셀프 픽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위스키 셀프 픽업 서비스는 직접 지정한 가까운 커피빈 매장을 방문해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위스키를 직접 수령할 수 있는 스마트오더 방식이다. 위스키를 구매하면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교환권이 전송되고, 커피빈 매장에서 신분증과 교환증을 제시하면 주문한 위스키를 받을 수 있다. 수령은 주문 후 이틀 뒤부터 가능하다. 컬리는 앞서 지난해 3월 아티제, 12월 커피빈과 제휴해 와인 셀프 픽업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이번엔 위스키로 그 범위를 넓혔다. 현재 마켓컬리가 판매하는 위스키는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15년’, ‘발베니 12년’, ‘맥캘란 더블 캐스크 12년’, 버번 위스키인 ‘와일드 터키 마스터스 킵 바틀 인 본드’ 등 약 80종이다. 위스키 외에도 리큐르와 럼, 꼬냑, 데킬라 등 다양한 주류도 판매한다. 컬리는 향후 총 140여종으로 종류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셀프 픽업이 가능한 커피빈 매장은 총 85개점이다. 커피빈 매장 중 의제주류 판매가 가능한 곳으로 한정됐다. 매장은 광화문 강남 용산 잠실 홍대 등 서울 74개와 판교 분당 일산 수원 안양 등 경기 11개 등 모두 수도권에 위치해있다. 컬리 관계자는 “위스키 픽업이 가능한 커피빈 매장은 점차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발목 잡는 규제에 고육지책
컬리가 셀프 픽업 서비스의 주종을 위스키로 확장한 배경엔 젊은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위스키 열풍이 있다. 25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위스키류 수입량은 8443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 급증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1분기 최고치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약 356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문제는 법적 규제다. 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에 따르면 전통주를 제외한 모든 주류는 온라인 및 통신 판매가 금지돼 있다. 현행법상 온라인 플랫폼인 컬리가 민속주(국가가 지정한 장인이나 식품 명인이 만든 술)와 지역특산주(농업 경영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주류 제조장 소재지 관할 또는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만든 술) 외의 술을 판매하고 직접 배송한다면 불법이다. 이 때문에 와인이나 위스키를 판매하려면 주류 판매 면허가 있는 오프라인 매장과 손잡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매장 수가 적은 커피 전문점과 손잡은 것도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특히 컬리 플랫폼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더라도 주류 상품 수령은 의제주류 판매 허가를 받은 매장에서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국 250여개 매장이 있는 커피빈 중에서도 현재 컬리의 위스키 셀프 픽업 서비스가 가능한 매장은 85개 뿐이다. 각각 1만6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 중인 CU나 GS25 등 편의점과 손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신흥 유통 강자인 컬리가 경쟁 업체들에 손을 내밀 수도 없는 노릇이다.
컬리는 온라인 플랫폼이 갖는 주류 판매의 한계를 컬리만의 위스키 큐레이션으로 극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고문진 컬리 MD는 “마켓컬리에 커피빈의 와인 픽업 서비스 입점 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의 호평과 관심이 이어졌다”며 “고급스럽고 섬세한 취향의 소비자를 위해 와인에 이어 위스키도 컬리만의 큐레이션을 더해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