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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들의 급여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자 자문료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미 법률 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를 인용해 미 로펌 레이텀앤왓킨스(Latham & Watkins)의 파트너 변호사들이 지난해 1인당 평균 510만달러(약 68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1년 전 570만달러(약 76억원)에서 10% 넘게 깎인 것이다. 같은 기간 이 회사 매출이 55억달러에서 53억달러로 3% 쪼그라들면서 생긴 결과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커크랜드앤앨리스(Kirkland & Ellis)에 이어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매출을 내는 로펌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던 뉴욕 소재 로펌 변호사들의 주머니도 덩달아 얇아졌다.
미국 내 로펌 순위를 집계하는 암로(AmLaw) 집계에 따르면 데이비스폴크앤드워드웰(Davis Polk & Wardwell)은 지난해 지분 파트너(EP) 변호사들에게 전년보다 21% 적은 560만달러(약 75억원)를 지급했다. 2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캐드월러더위커셤앤태프트(Cadwalader, Wickersham & Taft) 소속 EP들도 전년보다 30% 적은 연봉을 손에 쥐었다.
셔먼앤스털링(Shearman & Sterling)은 인력 감축에도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미국에서만 38명을 해고했고, 뒤이어 4월엔 다수의 사무 보조 인력과 계약을 해지했다. EP 연봉은 17.5% 줄였다.
법무 인력 채용 전문업체 메이저린제이앤아프리카의 미셸 피벨은 “M&A 시장에서의 거래 흐름 악화로 로펌 내 기업 담당 부서의 실적이 좋지 않다”며 “금리 수준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존재하는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인수 가격 책정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소송이나 구조조정 등 M&A 외 분야로 눈을 돌려 수익 방어에 성공한 로펌도 있다. 커크랜드앤앨리스는 보이저, 셀시우스, 블록파이 등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암호화폐 대출업체들을 대리해 M&A 부문 손실을 만회했다. 그 결과 미국 로펌 중 최고 수익을 올렸고, 고위 파트너 변호사들은 평균 750만달러(약 100억원)를 챙겼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