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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찍은지 2년 만에…'밈주식' 대표 주자, 결국 몰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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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밈주식(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탄 주식)의 대표 종목인 미국 생활용품 회사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정점에 선 지 2년 만에 파산한 것이다. BB&B가 몰락하는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BB&B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홀리 에를린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분석해 파산 원인을 5가지로 진단했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BB&B는 온라인 쇼핑을 등한시하며 쇠락을 자초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e커머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타겟, 아마존, 월마트 등과 달리 BB&B의 대응 속도는 느렸다. BB&B의 지난해 매출의 75%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나왔다.

에를린 CFO는 파산신청서에 "BB&B가 오프라인 유통업을 선도했지만, e커머스 경쟁은 꺼렸다"며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며 올해 파산을 일으킨 선택 중 하나였다"고 썼다.

자체브랜드(PB) 확장도 파산 요인으로 꼽힌다. BB&B는 2019년 최고경영자(CEO)로 타겟의 상품책임자였던 마크 트리톤을 선임하며 새로운 경영방침을 내세웠다. PB 라인을 새로 구축하는 것이다. 신규 브랜드에서 PB를 출시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판매는 저조했다.

공급망 혼란이 맞물리며 유통 속도도 느려졌다. PB 공급 속도가 느려지자 BB&B의 진열대에는 빈 곳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BB&B 전체 매장의 진열대 중 35%가 비어있었다. 고객 충성도는 낮아졌고 혼란만 증폭됐다.


PB 확대 전략은 신용 위기까지 일으켰다. 2020년 말까지 BB&B의 부채 규모는 12억달러에 달했다. PB를 제조하려 재고를 대량 매입하며 현금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대금 지급이 미뤄지며 공급업체에 대한 신용도 바닥을 쳤다. 지난해 리파이낸싱(재금융)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수요가 없어 발행에 실패했다. 자금난에 재무 건전성까지 악화한 탓이다.

밈주식 열풍을 탄 것도 파산 요인 중 하나다. BB&B의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변동성을 기피하는 기존 주주는 BB&B를 대량 매도했다. 매도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대거 매수했다. 주가 변동성은 이전보다 더 커지며 불안정성을 키웠다.


마지막 패착은 자사주 매입이었다. BB&B는 2020년 말 75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자사주 매입 한도를 10억달러로 늘렸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는 올랐지만, 공급업체의 불안감이 커졌다. 결제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거란 우려가 증폭되며 공급업체들은 BB&B와의 거래 규모를 줄였다. 자사주는 현재 가치가 없는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BB&B가 파산하면서 경쟁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커티스 네이글 애널리스트는 BB&B의 고객층이 앞으로 웨이페어, 오버스톡 등 경쟁업체로 흘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마트, 타겟 등 유통회사도 간접적으로 매출이 늘 전망이다.

BofA에 따르면 지난해 BB&B의 매출이 5% 줄어들 떄마다 가구회사인 웨이페어 매출이 2% 증가했다. 또 다른 가구회사 오버스톡 매출은 각 15% 증가했다. BB&B를 떠난 고객이 두 회사의 신규 고객으로 유입돼서다. 네이글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비중이 큰 BB&B의 매출 구조를 감안하면 타겟,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매출도 올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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