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폭락을 부른 '테라 사태' 장본인 권도형 측이 미 증권 당국의 제소가 부적절한 권한 행사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권도형 측 변호인은 21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를 상대로 제기한 사기 혐의가 근거 없는 것이라면서 소송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그 근거로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화 코인)인 테라는 화폐이며, 증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SEC는 지난 2월 테라·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와 대표인 권씨를 사기 혐의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테라폼랩스와 권씨는 무기명증권을 제공·판매해 최소 400억 달러(약 53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권씨는 해외 도피 중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붙잡혀 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권씨 변호인은 미국 법에 따르면 당국은 이번 사건에서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 연방 증권법을 적용해 관할권을 주장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법원이 소송을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이처럼 모든 가상화폐를 '증권'이라는 정의에 집어넣으려고 시도하는 SEC의 부적절한 권한 행사는 실패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씨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직후 미 뉴욕 검찰에서도 증권 사기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몬테네그로에서 구금 기간이 연장된 가운데 5월 11일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며 신병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