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고, 알뜰폰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알뜰폰을 통신요금을 낮추는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이통 3사에 오는 6월 발표할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협조해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통 3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5G 통신망을 저렴하게 열어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알뜰폰 사용자 대부분은 LTE(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했다. 알뜰폰 가입자가 쓸 수 있는 5G 서비스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알뜰폰 업체에 통신망을 유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LTE망 대여료는 기본료의 40%지만 5G 대여료는 60%를 지급해야 한다. 소비자가 내는 통신요금이 낮아지기 힘든 구조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 중 5G 가입자가 1.5%에 불과한 배경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알뜰폰에서도 5G 요금제가 더 다양하게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 3사 자회사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건전한 생태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가 내는 도매대가 산정 방식과 관련해서도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도매대가 산정 방식은 일명 ‘리테일 마이너스’ 방식이다. 이통 3사 통신 소매요금의 일정 비율을 알뜰폰 요금으로 산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압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미 이동통신 분야에선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며 “알뜰폰 생태계 육성과 요금제 다양화 등의 조치까지 나오면 수익성을 지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과기정통부는 ‘제4 이동통신사 발굴 방안’도 준비 중이다. 통신업계의 경쟁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박윤규 차관은 “6월까지 태스크포스(TF) 활동을 통해 제4 이동통신사에 관심 있는 기업과 더 접촉할 것”이라며 “금융권, 유통, 모빌리티 등 어떤 분야든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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