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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디샌티스의 어리석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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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디즈니는 불필요한 정치적 입장을 취했다가 곤경에 처했다. 화근이 된 미국 플로리다주의 ‘성 정체성 및 젠더 교육 금지법’을 보자(성 정체성 및 젠더 교육 금지법은 특정 연령까지 학교에서 성 소수자 등과 관련한 수업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 반대자들은 이 법을 ‘게이 언급 금지(don’t say gay)법’이라고 부르며 거세게 반발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나는 부모와 성소수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라고 생각했다. 성소수자들은 교실에서 자신의 성향에 낙인이 찍히길 원하지 않고, 부모들은 저학년(작년 기준으로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자녀에게 성 정체성 문제를 노출하길 바라지 않아서다.
불필요한 전면전으로 비화
현명치 못하게도 디즈니는 내부의 반발을 플로리다주 법안에 투사함으로써 자기 발등을 찍었다. 당시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인 밥 체이팩이 난처해졌을 때, 법안의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CEO들은 상대방을 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는 쪽 편에 서는 것을 택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이 문제를 이용해 화제를 모으고 정치자금을 확보하는 걸 즐기는 듯했다. 이어 불필요한 전면전으로 비화시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967년부터 디즈니가 리디크리크 특별지구에서 행사하던 지방정부에 준하는 권한을 박탈하기 위해 주 의회를 동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보수 성향인 자신의 측근들을 특별지구 감독위원회에 앉히기도 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디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를 상대로 끝없는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일련의 행동 때문에 디샌티스 주지사는 균형을 잃은 사람처럼 보인다. 네 살짜리도 하지 않을 법한 싸움을 계속 벌이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양쪽 모두에게 성숙해지라고 훈계하고 싶다.

기업의 고위 경영자에게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주들에게 의미가 있는 위험이 닥쳤을 때 용기 있게 나서라는 뜻이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라는 게 아니다.
기업인은 주주 우선시할 의무 있어
밥 아이거 현 디즈니 CEO는 한때 문제의 법안이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문제의 본질을 비켜간 말이다. 양측 의견에 각각의 근거가 있긴 하지만 충돌하고 있을 뿐이다. 기업가가 선동가의 말에 휩쓸린다면, 주주의 이익에도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동가들에게 기업을 상대로 한 테러 행위에 효과가 있다는 믿음만 줄 뿐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반대편에서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

최근 아이거 CEO는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디샌티스 주지사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 주주들이 아이거 CEO에게 감사할 만한 일이다. 처음부터 올바른 대응은 주민과 선출직 공무원들이 이 난제를 잘 처리하고, 모두가 최소한의 존중을 받고 합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특정한 입장을 취한 자신의 용기에 도취한 CEO가 알아야 할 게 있다. 막상 그 누구도 그런 행위를 용감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은 정반대다. 그들은 주주를 우선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개인을 향한 테러와 비난에 항복한 것뿐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The Stupid War Between Disney and DeSanti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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