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김기현 대표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의 자신의 영향력을 두고 정치권이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입지를 어필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 목사는 21일 공개된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전당대회 선거 전) 나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와 '1차(경선)에서 과반 통과를 해야 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며 "우리가 돕지 않았으면 절대 1차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에서는 전 목사의 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사람도 많다'는 질문에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결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며 "이번에 국민의힘에서 진행한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서 (나의) 실력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이 먼저 찾아와 광화문 집회 연단에 서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김재원(최고위원)이 4등이어서 불안하다고 나를 찾아왔다. 4위에 들지 못하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좀 도와달라'고 해서 '어떻게 도와줄까' 했더니 광화문 3·1절 집회에서 연설시켜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 소개로 연설하니까 바로 1등 했다. 광화문이 이렇게 힘이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이를 부인했으며, 김 대표는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자들을 향해 '전 국민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제시했다. 수백만, 수천만에 달하는 당원 대거 가입을 통해 국민의힘을 사실상 접수하겠다는 게 전 목사의 심산으로, 국민의힘은 이를 공천 관여를 위한 세력화 시도로 규정했다. 이때 전 목사는 "국민의힘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는 발언도 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국민의힘은 전 목사의 세력화를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기존 입당자 가운데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적어 가입한 당원을 대상으로 '이중 당적 금지' 안내 문자를 전국 시도당을 통해 발송하고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하는 신규 입당 신청자의 경우 시도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통해 면밀한 자격 심사를 거친 뒤 입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당이 17일 기준 파악한 전 목사 추천 당원(책임+일반)은 총 981명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