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및 국회의원들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내거나 참배한 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이날 '일본은 역사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라는 제목의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신사의 춘계 예대제(큰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춘계 예대제 기간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방문해 참배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그는 공물을 봉납한 적은 있으나, 직접 참배한 적은 없다.
일본 현직 국회의원 87명은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합동 참배했다. 이들은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일원으로 자민당 및 일본유신회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의 부회장을 맡은 자민당 소속 아이사와 이치로 중의원은 참배 후 기자회견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로 중국과 러시아에 엄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실현할 수 있을지 각국 정상들이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부 통일지방선거가 막판이지만, 이렇게 많은 국회의원이 와주신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